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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기억을 조작하는 방식 : 기쁨과 두려움이 기억을 왜곡한다.

by mindhaven 2025. 2. 7.

감정과 관련된 이미지

1. 감정이 기억을 어떻게 조작할까?

학창 시절 수학여행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 그때 너무 신나서 계속 뛰어다녔잖아!’라고!’ 하면 친구는 아니야, 난 그날 엄청 피곤해서 계속 앉아 있었어라고 반박하는 그런 경우를 경험한 적 있나요? 왜 같은 경험을 했는데 기억이 이렇게 다른 걸까요? 사실 우리의 기억은 감정에 의해 만들어지고, 감정에 의해 변형되기도 합니다. 기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아름답게 포장되는 반면, 두려운 기억은 더 강렬하고 선명하게 남아요. 우리의 기억은 단순한 정보의 저장이 아니라, 감정과 함께 편집되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억은 변형되거나 심지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 수도 있어요.

 

2. 기쁨은 기억을 미화하고, 두려움은 선명하게 남는다.

우리의 뇌에는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라는 작은 구조가 있습니다. 이 편도체는 감정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기억 속에서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강렬한 감정과 연결된 경험을 더욱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떠났던 여행을 떠올려 볼까요? 그때는 비가 와서 제대로 구경도 못 했을 수도 있고, 길을 잃어 헤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불편함은 희미해지고, ‘정말 멋진 여행이었지!’라는 긍정적인 부분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공포를 느꼈던 경험은 정반대입니다.. 어릴 때 개에게 쫓긴 적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심지어 실제보다 더 무서운 경험으로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뇌가 위험한 상황을 더 강하게 저장하여 생존을 돕기 위한 본능으로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같은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영향을 받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억합니다. 행복했던 순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반짝이는 이야기로 변하고, 두려웠던 순간은 마치 어제 일처럼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우리의 기억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3. 감정이 만들어내는 가짜 기억

놀랍게도, 감정은 실제로 없었던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Loftus)의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몰입된 가짜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면 그것을 실제 경험한 것처럼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어릴 때 놀이공원에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었잖아?'라고 반복적으로 들으면, 처음에는 '아니, 그런 적 없었어'라고 하던 사람도 나중에는 그때 정말 무서웠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이 깊이 개입되면 우리는 실제 경험하지 않았던 일도 사실처럼 기억하게 됩니다. 특히 불안이나 공포와 관련된 사건은 더욱 강력한 가짜 기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 본 사건이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 느껴지거나, 영화 속 장면을 실제 있었던 일처럼 떠올리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의 뇌는 감정을 동반한 기억을 더 오래 저장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억이 재구성될 가능성도 큽니다. 

, 감정은 기억을 강화하는 동시에 왜곡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억의 왜곡을 방지할 방법은 없을까요?

 

4. 감정이 기억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감정이 기억을 변형시키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기억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감정과 기억을 분리하는 연습하기

감정이 강할수록 기억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감정이 기억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건 자체와 감정 반응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렵겠지만 사건을 기억할 때 ““그때 나는 너무 화가 났어.”라고.” 기억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실수로 나에게 물을 엎질렀어.” 혹은 “그때 나는 화를 느꼈어.”라고 정리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인지적 거리두기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면서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감정이 개입되는 것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겪은 일을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겪은 일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에게 설명하듯이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하면 효과적입니다.

마음 챙김과 명상활용

감정이 폭발적으로 커지게 되면 기억이 감정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마음 챙김 명상을 통해 감정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건과 감정을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차분한 음악을 듣고 명상을 하면서 이 사건이 정말로 감정이 폭발할 만큼의 사건인가에 대해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건을 반복해서 재구성하지 않기

과거의 사건을 반복해서 떠올리고 자주 이야기 하게 되면 기억이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원래와는 다르게 변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격렬한 감정이 개입된 사건일수록 이러한 변화가 더 심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사건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5. 감정과 기억의 관계를 이해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감정이 기억을 조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지라고 떠올리는 기억이,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반대로 어떤 순간이 실제보다 더 좋았던 것처럼 포장되었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죠.

우리는 기억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해석하며, 미래를 계획합니다. 만약 우리가 떠올리는 기억이 반드시 정확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기억이란 결국, 감정이 덧입혀진 상태에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이야기일 뿐이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지나간 일을 무조건 사실이라고 믿기보다는, ‘그때의 감정이 기억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좋은 태도일지 모릅니다.

 

6. 결론 감정은 기억을 왜곡하지만, 그것이 곧 우리의 삶이다.

기억은 마치 유리창에 비친 풍경 같아요. 처음에는 또렷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흐려지고, 때로는 새로운 색이 덧입혀지기도 하죠. 우리는 감정을 통해 경험을 해석하고, 그 해석된 기억 속에서 살아가요. 그렇기 때문에, 감정이 기억을 조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감정이 더해진 기억 덕분에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걸지도 몰라요. 과거의 기억을 돌아볼 때, 여러분은 어떤 순간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나요? 그리고 그 기억이 감정에 의해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감정으로 인해 달라진 기억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